나는 왜 장비를 모으고 팔생각도 안하고 그러는걸까?
카메라를 쓰지도 않으면서 왜 우리는 매커니즘에 빠지는 걸까?
카메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촬영하는 시간보다 장비를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아닐까?" 나 역시 마찬가지다. 수십 년 된 올드렌즈를 모으고, 필름 카메라의 셔터감을 즐기고, 때로는 매뉴얼 포커스를 맞추는 과정에서 오는 쾌감에 빠져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 장비들을 정작 많이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카메라의 매커니즘에 빠지는 걸까?
1. 기계적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카메라는 단순한 촬영 도구가 아니다. 라이카 M3의 정교한 레인지파인더, 바르낙 라이카의 조그마한 다이얼, 콘탁스 G2의 전자식 초점 시스템 같은 기계적 아름다움이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현대의 디지털 카메라는 버튼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지만, 올드 카메라는 사용자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 셔터 스피드를 조정하고, 조리개 링을 돌리며,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손맛은 디지털 시대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매력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결과물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자체에서 오는 기쁨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계적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2. 좋은 올드렌즈, 가격은 오르고 희소성은 더해진다 가령 녹티1.2 와 육군팔매
최근 몇 년 사이 올드렌즈 가격이 미친 듯이 상승했다. Summicron 35mm 1세대가 10년 전에는 적당한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신형 렌즈보다 비싸다.
사람들이 올드렌즈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오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감성과 보케, 글로우 효과 때문이다.
✔ Summilux 35mm 1세대의 소프트한 빛 번짐 ✔ Noctilux 50mm f/1.0의 꿈 같은 아웃포커싱 ✔ Summaron 28mm f/5.6의 클래식한 콘트라스트
이처럼 각 렌즈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한정된 생산량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올라간다. 결국, 렌즈를 모은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희소성이 더해지는 빈티지 예술품을 소유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된다.
3. 사진보다 장비를 모으는 것이 더 재미있다?
정작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장비를 모으고 세팅하는 것에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새로운 렌즈를 구매하고, 바디에 장착해보는 순간이 마치 수집가가 희귀한 보물을 발견한 듯한 설렘을 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보다 렌즈, 렌즈보다 악세사리를 더 많이 산다는 농담이 있다. 필름 카메라의 경우, 바디보다는 렌즈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이는 올드렌즈의 매력과 희소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4. 결국, 우리는 카메라와 렌즈에 위로받는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올드렌즈를 돌리고, 바르낙 라이카의 필름을 감으며, 손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아날로그 감성 속에서 작은 위로를 받는다.
✔ 기계식 셔터의 촉감 ✔ 광학 뷰파인더를 통한 직접적인 시선 ✔ 무거운 황동 바디의 묵직함
이 모든 것들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를 쓰지도 않으면서도, 여전히 그 매커니즘에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마무리: 카메라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우리는 카메라를 단순한 촬영 기기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이자 감성적인 오브제로 여긴다. 물론, 사진을 찍는 것이 중요하지만, 장비를 만지고 조작하는 과정에서도 큰 즐거움을 느낀다.
렌즈 가격은 계속 오르고, 올드 카메라는 희귀해지며, 우리는 점점 더 이런 감성적인 도구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 자체로 행복하다면, 굳이 이유를 따질 필요가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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